지구인의 우주 공부
🔖 현대 과학의 키워드는 불확실성, 확률적 존재, 변화에의 자각이다. 이는 현대 과학의 핵심 법칙인 상대성 이론, 양자 역학, 진화 이론의 바탕이기도 하다. 이러한 자각으로 과학을 받아들여서 세상에 대한 나름의 태도를 취하고 세계관을 형성하는 것이 21세기 세계 시민 교육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과학적 지식을 강조하는 과학 소양과 달리 과학적 소양은 과학적 태도와 비판적 사고 능력을 강조한다. 과학적 소양을 갖추기 위한 첫걸음은 이런 현대 과학적 인식론을 체화하는 것이다. 이 책에서 필자는 천문학이 어떤 과정을 거쳐서 과학적 사실을 밝혀내고 다시 그것을 전복하고 새로운 사실을 밝혀내는지 그 과정을 보여 주려고 했다. 그 이야기 속에서 자연스럽게 불확실성과 확률적 세계관 그리고 변화를 수용하는 진화적 태도를 공유했으면 한다.
💬 처음 저자가 유학 갔을 때 학식 먹는데 옆에 웬 할아버지가 앉아서 보니 그 할아버지가 오르트 구름의 얀 오르트이며 자신의 지도교수의 지도교수의 지도교수(!)였고 당시 90세였으나 매일 학교에 나와 연구를 하고 (학식도 먹고..)있었다는 일화가 충격적이어서 잊을 수 없을 듯. 그리고 잘 모르는 분야의 연구 이야기를 접하면 신기하고 생소하다 못해 다소 낭만적이기까지 하게 느껴지는 부분들이 항상 생기는데 나에게 천문학의 경우는 오르트 구름이 딱 그랬다. 어떤 면에서 그랬냐면, 오르트 구름은 태양계의 끝에 있어서 아직 그 존재가 실제로 확인된 적은 없는데, 오르트는 혜성의 궤도를 분석해서 오르트 구름이라고 불리는 천체들의 집단이 존재해야만 한다는 것을 증명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천문학에 익숙하지 않은 입장에서는 잘 가늠도 가지 않는 먼 거리에 있는 (심지어 그 거리조차도 얼마나 먼 건지 불명확한) 규명되지 않은 무언가를 다른 관측치를 통해서 그 무언가가 거기 있어야만 한다고 보인다는 것이 굉장히 재밌게 느껴진다는 소리.